따스한 햇살과 함께한 안양천 둘레길 걷기 – 노란 개나리꽃과 봄의 향기
벚꽃이 피었을까?
계절앞에서 너무 서두르는 나..
그냥 왠지 햇살이 좋아서 안양천 벚꽃은 얼마나 피었나 싶어서 점심시간에 무작정 걸었습니다.
봄기운이 완연해진 요즘, 낮 시간대의 햇살은 제법 따뜻하다.
추위를 이겨낸 나무들과 꽃들이 하나둘 피어나는 모습을 보며 계절의 변화가 느껴진다.
오늘은 그 봄기운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 안양천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평소보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아마 따뜻한 햇살 덕분일 것이다.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부터 혼자 이어폰을 꽂고 걷는 사람들, 반려견과 함께 여유를 즐기는 이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안양천 풍경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오늘 눈에 띄었던 건 노랗게 피어난 개나리꽃이다.
둘레길 곳곳에 활짝 피어 길을 수놓은 개나리는 보는 이들의 발걸음을 절로 멈추게 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까지 환하게 밝혀주는 듯한 그 노란빛은 단순한 꽃이 아니라, 봄의 환영 인사처럼 느껴졌다.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고, 나 또한 핸드폰을 꺼내 몇 장 담아보았다. 마치 봄 엽서를 보내는 기분이랄까.
걷다 보면 머릿속이 맑아지고, 자연스럽게 숨이 깊어지면서 몸도 마음도 가볍게 느껴진다.
오늘은 특별히 목적지 없이 천천히 걸었다. 얼마나 걸었는지보다 어떻게 걸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요즘 들어 자주 느낀다.
시끄러운 도시 소음도 안양천 근처에선 조금은 잦아드는 듯하고, 물 흐르는 소리와 새소리가 귀를 맑게 해준다.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벤치에 앉아 잠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고, 지나가는 자전거 소리에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별다른 일이 없었음에도 오늘 하루가 꽉 찬 기분이다.
아마 이 계절 덕분일지도 모른다. 봄은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위로가 되는 계절이다.
걷는 동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걷기'라는 행위 하나만으로도 삶의 결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중 일부를 잠시 멈추고, 천천히 걸으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그 어떤 휴식보다도 깊은 울림을 준다.
오늘도 그렇게 열심히 걷는다.
개나리꽃이 피어난 안양천 둘레길 위에서, 따뜻한 햇살을 등에 지고, 봄과 함께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