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땐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자라면서 점점 또렷해졌다. 나의 머리결은 곱슬머리였다.
어릴 땐 그저 부스스하고 정돈되지 않는 머리카락이 싫기만 했는데, 생각해보면 우리 아버지도 곱슬머리셨다.
유전은 조용히, 하지만 확실하게 이어졌던 것이다.
학창시절엔 매일 아침마다 머리를 물에 적시고 드라이기로 펴보기도 했지만, 이내 곱슬은 제 성질을 드러냈다.
결국 성인이 된 후부터는 ‘매직스트레이트’라는 강력한 무기를 들고 곱슬머리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처음 매직을 했을 땐 그 찰랑거림과 윤기가 마치 광고 속 모델처럼 느껴졌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니 그 효과도 점점 무뎌졌다.
머릿결은 상하고, 윤기보다는 푸석함이 먼저 눈에 띄기 시작했다.
곱슬머리결,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곱슬머리는 단순히 ‘말 안 듣는 머리카락’이 아니다.
사실 곱슬머리는 직모에 비해 수분 유지력이 떨어지고, 큐티클이 불규칙하게 배열되어 있어 쉽게 엉키고 건조해지기 쉽다.
이 때문에 곱슬머리는 관리에 있어 조금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보습이 생명이다
곱슬머리는 건조함에 특히 취약하다.
샴푸 후에는 반드시 트리트먼트 또는 헤어팩을 사용해 충분한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주일에 1~2회 정도는 집중 케어용 헤어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리콘 프리 제품 주의
곱슬머리용 제품이라고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실리콘 성분은 단기적으로는 윤기를 주지만 장기적으로 모발을 코팅해 오히려 영양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천연 성분 위주의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연 건조 또는 찬 바람 사용
뜨거운 바람은 곱슬머리를 더욱 부풀리고 손상시킬 수 있다.
가능하면 수건으로 가볍게 물기를 제거한 뒤 자연 건조하거나, 찬 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좋다.
드라이 전에 헤어오일이나 크림을 바르면 푸석함을 막을 수 있다.
빗질은 젖은 상태에서
곱슬머리는 마른 상태에서 빗으면 더 심하게 엉키거나 부스스해질 수 있다.
샴푸 후 젖은 상태에서, 넓은 빗살의 브러시로 천천히 빗어주는 것이 엉킴 방지에 효과적이다.
열기구 사용 시, 열 보호제 필수
매직스트레이트나 고데기 같은 열기구를 사용할 때는 꼭 ‘열 보호 에센스’를 바르자. 손상은 줄이고, 스타일은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곱슬머리의 매력도 발견해보자
어느 날 문득, 부슬부슬한 내 머리를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이 결이 나만의 개성일 수도 있지 않을까?' 외국 영화 속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곱슬머리를 가진 배우들처럼, 나도 나만의 매력을 찾아가고 싶었다.
꼭 매직으로 일직선으로 펴지 않더라도, 수분감 있고 건강한 곱슬은 충분히 멋있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관리’와 ‘자존감’이다. 타고난 곱슬머리는 고칠 대상이 아니라, 돌보고 다듬어야 할 소중한 나의 일부라는 걸 이제는 안다.
당신의 곱슬머리도 분명 누군가에겐 부러운 멋일 수 있다. 내 머리와 더 가까워지고 싶은 날,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