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를 잡고 출근길에 나설 때, 많은 이들이 무심코 들고 나서는 것이 있다.
바로 커피다.
특히 봄철이면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피로가 몰려오면서 ‘춘곤증’이 시작되고, 이를 이겨내기 위한 습관처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에 쥔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커피 한 잔, 정말 나에게 도움을 주는 걸까? 아니면 운전에 방해가 되는 걸까?
커피는 분명 졸음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존재다.
특히 고속도로를 오래 달릴 때, 졸음이 몰려오면 커피 한 잔은 뇌를 깨우고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일종의 ‘생존 아이템’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휴게소에서도 커피 판매대는 항상 붐빈다.
실제로 카페인 섭취는 일시적으로 집중력을 높이고 반응 속도를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맹점도 존재한다.
커피를 마시면 몸속의 이뇨작용이 활발해지면서 화장실이 급해지는 일이 잦다.
도심이나 시내에서는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지만, 교통 체증이 심한 도로나 터널 구간, 장시간 정체가 지속되는 고속도로에서는 난감한 상황이 된다.
특히 운전 중 급하게 화장실이 가고 싶어지는 상황은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사고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빈속에 커피를 마시거나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속쓰림이나 불안감, 손 떨림 등이 생기면서 운전 컨디션을 망칠 수 있다.
따뜻한 봄날 햇살을 받으며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즐긴다는 상상과는 달리, 현실은 수분 부족과 불편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차가운 음료는 위를 자극하고 혈액순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오히려 피곤함을 더 가중시킨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요즘은 커피 대신 다른 대안을 찾는 이들도 많다.
일부 운전자들은 미지근한 생수나 허브차를 준비해두거나, 일정 시간 운전 후 스트레칭과 짧은 산책으로 피로를 푸는 루틴을 만든다.
커피가 주는 각성 효과에 의존하기보다는, 몸 전체의 컨디션을 고려하는 건강한 운전 습관이 점점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도 계속 운전 중 커피를 마실까? 아마도 그렇다.
단, 이제는 ‘무의식적인 습관’이 아니라 ‘신중한 선택’으로 마시려 한다.
졸음을 쫓기 위한 목적이라면 그 상황에 맞는 적정량과 타이밍이 중요하고, 운전 전 화장실을 다녀오는 준비성도 함께 갖춰야 할 것이다.
결국 커피는 운전의 '도우미'가 될 수도, '방해꾼'이 될 수도 있다. 운전자 자신이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봄철 춘곤증과 싸우는 모든 운전자들에게, 커피 한 잔의 따뜻한 지혜가 함께하길 바란다.